신지승 감독이 하는 마을영화 워크숍을 위한 디자인. 포크든 버네큘러든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 디자인은 옛날 리트머스에서 만들었던 전시 포스터 디자인과 닮았다. 이 포스터를 디자인 한 사람이 전문 디자이너가 아님은 분명하다. 하지만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운 자다.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그 기술을 표면에 안착시키는 미학은 정말 달라보인다. 말하자면 노가다 기술자는 화장실을 기능하게끔 고칠 수는 있지만,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만드는 것엔 서툴다.
한편 이런 서투름 속에서 기술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란 질문이 역으로 튀어 나온다. 누군가는 너무 쉽게 그리드 시스템 안에서 처리할 수 있는 것을, 누군가는 버겁게, 어떤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를 방식으로 한편으론 천진난만하게, 다른 한편에선 힘겹게 형상화한다. 그런 서투른 기술자가 자신의 기술이 서투르다는 것을 모를리가 없다. 그럼에도 서투름 속에 남기로 선택한 것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목표를 이루기 위함이며, 또한 그런 목표를 이루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 근본적으로 절대로 갖춰질 수 없음을 인정하는 가운데서다. 그래서 서투름은 부차적인 요소로 남아도 어쩔 수 없거나 그래도 된다라고 '협의'된다.
홍보는 나를 알리기 위한 방법이다. 홍보의 본질은 극단적인 과장과 생략이다. 그 이유는 지금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내고 싶기 때문이다. 더 나은 내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신지승의 포스터는 그것을 향해 끝까지 영끌한 결과다. 그 가운데 갈급함 그리고 빈곤함이 드러나도 어쩔 수 없다. 그런 곳에서 예술은 자기 본래 모습이 처연한 기술임을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