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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17일 화요일

홍혜은 글의 반응의 반응

나는 홍성담의 <세월 오월>, 이구영의 <더러운 잠>을 지지하는 것 만큼 홍혜은의 글도 지지할 수 있다. 모두 이미지와 신체의 어떤 특징을 연결시켰다. 이걸 파시즘이라고 우려한다면 차라리 집에 까스랜지 불 꺼졌는지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권력의 이미지를 조롱하는 건 그리 새롭지도 특별한 것도 아니다. 도미에의 가르강튀아를 당장 검색해보라. 어떤 소수자성 때문에 권력의 이미지를 비판하지 못하거나 부분적으로 비판하는 것도 웃기다. 똥이 무서워서 된장 못 담그랴. 대통령이자 여성인 박근혜는 박근혜다. 통합되어 있는 걸 갈라서 이야기하기보단 다른 것이 왜 통합되어 있는지를 물어야 하지 않을까?

2021년 8월 10일 화요일

분위기

최근 내가 회사에서 가장 열심히 한 건 도슨트교육이다. 기존에 행정 주사가 자원봉사자 수준으로 관리하던 도슨트를 이어 받아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해 이런저런 규칙도 만들고 교육도 진행했다. 뽑아 놓기만 하고 제대로 된 전시에 관한 교육과 프로그램화 된 스크립트 작성 시간이 없다보니 주먹구구식으로 자기네들끼리 그룹 지어서 스터디하고 마지막에 스크립트를 각 전시별 학예사에게 검수받은 후 동일한 스크립트를 달달 외우는 식이었다. 이들이 불만이 안 생기겠나.

아직 15명 남짓 되는 도슨트 선생님들을 데리고 현대미술에 대한 이런 저런 강의를 듣고 도슨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매주 모이고 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수준과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른 스크립트를 짜고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다보니 시간과 장소가 많이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도슨트실이 필요해 관장에게 요구했더니, 잠깐 쓰는 거 가지고 공간을 내주기 아깝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도슨트가 귀찮고, 내년엔 가능하면 전문 전시해설사 용역을 쓰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서울시립은 보니깐 도슨트대회인지 뭔지 하는 걸 한다. 최소 도슨트를 우리 가족으로 본다는 거다. 임근준은 그걸 봤는지 최근 블로그에 비슷한 글을 올렸다. 맞는 말이다. 도슨트는 적극적인 시민과 관객 참여의 공간이다. 그런데 여기는 부외자다. 쓸데없이 나서서 상전노릇하는 좆문가 민원 집단이다. 뭘 열심히 하는 걸 알아주진 못해도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뭐 이런 분위기가 팽배하다보니 꺾이는 기분이 든다. 뭘 열심히 하려고 들면 자꾸 불려가서 왜그러는지 말해보라고 한다. 이유를 말해주는 것도 지친다. 그렇다고 제대로 듣지도 않는다. 이들은 내가 말하는 가운데 나의 빈틈만 찾고 싶을 뿐이다. 그러니…

미술관은 전시만 하는 곳이 아니다. 공무원들의 직장만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은 미술관은 공무원의 직장이고 관객은 무지한 사람들이고 도슨트는 필요에 따라 이용했다 버렸다 하는 사람들이고 학예사는 좆도 모르는 병신들 주제에 뭐라도 되는듯 지식인 행세나 하고 전시는 대안공간보다 못한 것을 몇억씩 들여서 만들었다 부셨다. 그런 분위기 속에 있다보니 무언가 시간이 뒤로 가는 기분을 자꾸 받게 된다. 자기보존을 위한 격렬하지만 정적인, 기어 중립으로 놓고 풀악셀 밟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갑갑하다. 그래도 해야지 뭐 별 수 있나.

2015년 3월 16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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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쌍계사 (c) 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