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15명 남짓 되는 도슨트 선생님들을 데리고 현대미술에 대한 이런 저런 강의를 듣고 도슨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매주 모이고 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수준과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른 스크립트를 짜고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다보니 시간과 장소가 많이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도슨트실이 필요해 관장에게 요구했더니, 잠깐 쓰는 거 가지고 공간을 내주기 아깝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도슨트가 귀찮고, 내년엔 가능하면 전문 전시해설사 용역을 쓰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서울시립은 보니깐 도슨트대회인지 뭔지 하는 걸 한다. 최소 도슨트를 우리 가족으로 본다는 거다. 임근준은 그걸 봤는지 최근 블로그에 비슷한 글을 올렸다. 맞는 말이다. 도슨트는 적극적인 시민과 관객 참여의 공간이다. 그런데 여기는 부외자다. 쓸데없이 나서서 상전노릇하는 좆문가 민원 집단이다. 뭘 열심히 하는 걸 알아주진 못해도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뭐 이런 분위기가 팽배하다보니 꺾이는 기분이 든다. 뭘 열심히 하려고 들면 자꾸 불려가서 왜그러는지 말해보라고 한다. 이유를 말해주는 것도 지친다. 그렇다고 제대로 듣지도 않는다. 이들은 내가 말하는 가운데 나의 빈틈만 찾고 싶을 뿐이다. 그러니…
미술관은 전시만 하는 곳이 아니다. 공무원들의 직장만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은 미술관은 공무원의 직장이고 관객은 무지한 사람들이고 도슨트는 필요에 따라 이용했다 버렸다 하는 사람들이고 학예사는 좆도 모르는 병신들 주제에 뭐라도 되는듯 지식인 행세나 하고 전시는 대안공간보다 못한 것을 몇억씩 들여서 만들었다 부셨다. 그런 분위기 속에 있다보니 무언가 시간이 뒤로 가는 기분을 자꾸 받게 된다. 자기보존을 위한 격렬하지만 정적인, 기어 중립으로 놓고 풀악셀 밟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갑갑하다. 그래도 해야지 뭐 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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