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6일 수요일

평론상

내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 2명의 뉴페이스가 공동수상했는데, 한 분은 트위터에서 박식한 지식을 자랑하시던 horschamp님이었다. 그렇다곤 하더라도 생각보다 나이가 많아서 깜짝 놀랐다. 반이정 평론가 촌평 보면 '글이 잘 안읽힌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트윗 스타일을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을지 짐작이 가지 않는 바도 아니다.

요즘에 글을 만지면서 들었던 생각을 정리해 본다. 나 또한 잘 읽히는 글. 그러니까 좋은 문장과 문단이 뭔지 꽤 많이 고민하고 극과 극을 많이 왔다갔다 거렸다. 결국 글은 읽혀야 하고 읽히려면 그냥 좋은 주장이나 레퍼런스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전달하기'가 필요하다. 그러니까 문장, 글의 스타일, 인터페이스의 문제는 미술에서 형식 문제만큼 중요하다. 인터페이스 그 자체가 사실 정보다. 매클루언의 "미디어는 메시지다"는 말을 따라 하자면.

글은 인용이 많으면 잘 읽히지 않는 것 같다. 너무 구체적이기만 해도 잘 읽히지 않는다. 그리고 너무 개념어들이 많아도 잘 읽히지 않는다. 그냥 자기 글로 풀어 가되, 특별한 어휘나 표현이 원래 있었다는 것을 증거해야 할 경우 직접인용이 주요하다. 그래서 직접인용을 다 빼도 글이 되어야 한다.

구체적인 레퍼런스를 나열하는 것은 정보 차원에서 좋고 때에 따라서 재미를 줄 수도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그냥 정보의 강요, 지식의 과시로만 귀결된다. 다시 말해서 주장이 후경으로 밀려나가고 레퍼런스 과시가 더욱 전경에 올라오게 됨으로써 논리가 흐릿해진다.

개념어들이 많으면 당연히 모든게 추상적이 되거나 엉성해진다. 개념이 많은데 왜 엉성해지느냐. 개념어는 보통 원작자가 책 몇권을 통해 완성한 하나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걸 몇마디말로 설명하거나 아예 설명도 하지 않고 이리저리 갖다 붙이는 건 잘 하면 현란해보일 수 있으나 대개의 경우 '?'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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