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부터...SNS가 대중화되면서 점점 더 확실하게 나타나는 것은 무의식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겉으로 드러난달까? 싸이월드의 diary라는 란을 기억할 것이다. 말하자면 공개 일기장, 독백을 가정한 무대였다. 내면의 이야기를 암묵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쏟아내는 사람이 많았다.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을 조소하면서도 그 플랫폼을 사용하는 이상, 자신 또한 도찐개찐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공개 일기장, 광야를 가정한 (사실상 무대에서의) 독백은 이제 SNS라는 검은 구름...으로 일반화되었다. 나의 정보, 나는 어떤 사람인지가 온라인 상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전시 된다. 어떤 사람을 파악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그 사람의 SNS를 들여다 보는 것이 되었다. 일기를 쓰던 안 쓰던, SNS 타임라인에 나열된 컨텐츠를 주르륵 일람하면 그 사람의 깊은 내면까지 어느정도 추측 가능하게 된다. 아니, 전시되어 있다! 그러니까 이런 이야기 시스템은 나의 비밀스러운 면을 포르노처럼 노출시킨다.
여기서 게임은 이런 것이다. 누가누가 더 좋은 무의식을 가졌을까, 역설적이게도 진짜가 없다는 걸 합의해 버린듯한 이 시대에서, 누가 더 "진짜" 좋은 품종의 인간일까 경쟁한다. 혹은 싸이월드 다이어리로 치면 죄다 진정한 나를 이해해 달라고 아우성치는 신파적인 상황. 꽤나 강제적으로 그렇게 되지만 다들 그렇지 않을 거라고 가정하거나 그렇지 않은 척하는 쿨-스타일-베일로 포장될 뿐이다.
오늘날 우리의 무의식은 인간 내면으로부터 뽑아져 나와서 타임라인에서 한 데 뒤엉켜 흐른다. 이걸 융 같은 사람이 봤으면 집단 무의식의 외연이라고 했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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