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13일 월요일

링크 패스 레이어 메모

홍진훤씨가 그리 핫하다고 그래서 김익현 개인전 보러 지금여기 갔다 옴. 

1. 생각보다 사진이 그리 회화적인 느낌은 아니었다. 외려 디테일해서 인디애나 존스 같은 고고학자 액션물에서 보이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 충동 같은 것이 보였달까. 이걸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오 동굴 쩐다 찍어야지--같은 그런 충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2. 동굴이라는 깊숙한 구멍에 사진기를 뾰족히 들이미는 행위 자체는 뭔가 섹슈얼한 장면을 연상시키는데, 이것 역시 마찬가지 의미에서 어떤 처녀지에 대한 정복욕처럼 보이기도 한다.

3. 동굴이 끝이 안보인다는 점에서, 뭐랄까 정말로 깊고 깊은 구멍이란 점에서 그 발굴 충동은 이미 시작부터 실패한다. 정복하려 하면 할 수록 정복 할 수 없음의 공포만이 확실한 사실로 드러난다. 그러니까 아무 것도 없음은 카메라 랜즈의 들이댐으로 확증되며, 그 순간 카메라는 무력감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4. 김익현은 최소한의 컨텍스트 매개 장치를 전시장 내에 배치했는데, 그것이 동굴과 금(돈)을 연결하며 그 시대의 역사적 상황을 상기해보게끔 한다. 파편적이만 그리 디테일하거나 복잡해 보이진 않는다. 단순히 금광과 광부,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몇몇 문화 현상과 연결된다는 식.

5. 그런 자료는 슬라이드 프로젝터를 통해 동굴 사진과 겹쳐진 모양으로 벽에 쏘아진다. 효과는 (다소 직접적이지만) 동굴과 자료 사이의 링크를 만든다. 오래된 미디어(슬라이드 필름)로 모조된 '오래된 것처럼 보임'은 유사 알리바이다. 하지만 개연성이 있다곤 보기 힘들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어떤 유사의 게임이 시작된다.

6. 동굴은 텅 비어있기 때문에 무엇이 채워져도 상관 없다. 유사의 게임이 어떻게 동굴을 채워 갈지, 그리고 (필연적으로) 실패할지 보는 것이 앞으로 동굴 작업의 관건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다. 할 포스터라면 이것을 아카이브 충동이라고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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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동굴 사진을 시뮬레이션 이미지 > 하이퍼-리얼한 이미지로 읽고 싶은 사람의 눈에 대해선 뭐 눈에는 뭐 밖에 안 보인다고 밖에... 사진의 인덱스성을 십분 인정한다면, 작품 제작 방식을 참고 한다면, 그리고 눈이 있다면, 이 사진이 단지 '이미지'가 아니라 빼도박도 못하는 동굴의 '흔적'이라는 것을 똑바로 봐야한다. 너님이 동굴 사진을 보고 동굴을 너머 뭔가 평편한 세계를 느꼈다면, 그건 너님만이 아는 푼크툼일 확률이 높다는 것. 그렇다면 너님이 말하고 있는 바는, 사진 자체가 아니라 너님의 뇌구조/무의식일 확률이 높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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