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2일 일요일

최근엔 큐레이터가

최근엔 큐레이터가 쓰거나 엮은 책을 몇 개 봤는데, 갈수록 재미가 없다. 장황하고 시적인 표현 가운데, 어떤 이슈도 정치하게 파고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을 겉돈다. 작품의 가치를 (재)생산한다기보다 뭔가를...여튼 뭔가를 소비하는 성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여기까진 해외 서적에 관한 이야기다.

그런데 사실 큐레이터의 깊이없음은 한국에서 더욱 심각하다. 학계를 제외하고 현재 미술계에서 글(담론)을 생산하는 대부분은 큐레이터라고 할 수 있다. 평론가가 제한된 지면을 대상으로 한다면, 큐레이터는 (카탈로그를 포함하는) 지면, 혹은 (전시를 포함하는) 지면과 유사한 무엇을 만들 수 있는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지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이들이 하는 일이란, 단지 어떤 종류의 유통인 것 같다. 특정한 의견도, 담론도 없이 여러 작가를 상대하고 순환시키고 짧은 서문을 써대고... 모든 것을 의미없게 만든다. 이미 있던 가치로운 것까지... 손을 대서 그렇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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