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2일 월요일

피폭로인 시점

성폭력 관련 피폭로인이 자신을 지키고자 한다면 그 대응은 먼저 폭로자보다 미디어로 먼저 향해야 하는 것이 맞다. 왜냐면 자신의 사회적 생명과 직결되는 부분은 그 영역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무고하더라도, 사실은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해당된다. 법적으로 먼저 따지고 나서 나중에 언론에 밝히겠다고 말하는 건 선후관계가 틀려도 너무 틀렸다. 폭로자 A씨의 말이 거짓말이다가 아니라 언론사 A의 기사는 날조되었다가 되어야 한다. 같은 의미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전혀 층위가 다르다. 전자의 법정 다툼 대상은 폭로자이지만 후자의 대상은 언론사이기 떄문이다. 정봉주의 대응은 그야말로 매뉴얼 같다. 폭로자를 문제삼기보다 프레시안을 물고 늘어졌다. 여기에는 두 가지 효과가 있다. 타격을 가장 직접적이고 빠르게 완충한다. 다른 하나는 피해자 2차 가해라는 부담에서 보다 멀어진다.

정봉주에 대해선 거의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의 이런 미디어에 대한 이해는 정치인에게 근래 볼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다. 하지만 그가 대응을 잘 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무죄를 입증한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23일 24일의 범주적 틀 안에서 정봉주는 기사의 오류를 지적하고 있는 것이지, 그 외의 날에 대해 그가 해명하고 있지는 않다. 그것이 어쩌면 미디어만을 겨냥해서 언론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는 진정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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