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30일 일요일

전인권, 아름다운 사람 이중섭 (문학과 지성사, 2000)

이중섭의 그림은 속화가 아니라 성화에 가까움. 혹은 주술.
무엇을 신앙 대상으로 하느냐? 샤머니즘적 신앙 대상. 생명 그 자체의 찬양. 가족의 안녕. 민족공동체의 번영.

- 생명사상과 오늘날 생존사상(?)은 연결될 수 있을까?


어머니에 관해

"그것은 한국의 화가들이 그린 어머니 얼굴 그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아니 그리지 못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어머니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본다'는 관념이 없기 때문이다. ... 이중섭이 어머니를 소로 치환시켜야 했던 것도 이와 비슷한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172)
"그리하여 한국의 화가들은 어머니의 얼굴을 그리지 못한다."(173-4)

"그런데 어머니를 그릇으로 변모시킨다는 이 생각 속에는 어머니의 얼굴을 외면한다는 한국적 정신 세계가 내재되어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 우리 모두의 어머니는 우리를 위해 희생하신 어머니이시다. / 바로 여기에 어머니의 한국적 변용이 있다. 그것은 예술가들이 어머니 얼굴을 직접 바라볼 수 없을 때, 비유, 돌아감, 우상화 작업을 통해 어머니를 파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한국 남성의 정신 세계가 안고 있는 중요한 특성이다. ... 이중섭 예술체계 안에서 소는 사실상 종교적 숭배의 대상으로까지 승화되는데, 이것 역시 어머니의 얼굴을 외면하는 한국적 정신 세계에서 기인한 것이라 하겠다."(176)

- 고은이 쓴 이중섭 책을 찾아 볼 것
: <이중섭 평전>을 본 결과 이중섭 아내에 대한 묘사가 도가 지나친 부분이 많았음. 이중섭이 실제로 그랬든 아니었든 간에 그런 건 상관없음. 이런 부분을 굳이 평전에 써 넣으면서 이중섭의 예술가성을 신격화시키는 것은 고은이 얼마나 남근중심주의적 세계관을 가졌는지를 알 수 있음. 그리고 그것이 다른 문학 곳곳에도 나타날 것으로 생각됨. (고은, 95쪽 등)

자화상에 관해

"여기까지 놓고 볼 때, 한국적 자화상의 뚜렷한 특징은 분열,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자아의 분열이다. ... 이처럼 한국인의 자화상 속에 분열된 자아의 모습이 많이 나타나고, 특히 여성 화가들의 분열이 좀더 심각한 양상을 띠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한국의 화가들이 느끼는 '나'가 독립된 개인으로서의 근대적 나가 아니라, 공동체에 의해 규정되는 자아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성 화가에게서 자아의 분열이 더욱 심각한 것도, 한국 사화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종속적 관계에 처해 있다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화가들의 자기 이해 방식은 서양 회화의 자화상에서 입회 자화상 또는 참여 자화상 단꼐를 연상케 한다."(190-4)

"이렇게 볼 때 자화상 그리기는 한국의 화가들에게 상당히 난처한 문제였던 것 같다. 자화상의 기본적 개념은 '거울에 비친 현재의 내 얼굴'을 그리는 것인데, 한국인의 자기 이해 방식은 자기 자신의 얼굴이 아니라, 아들(딸)-애인-남편(아내)-아버지(어머니) 등의 역할에 의해서 규정되는 '공동체적 자아'이기 때문이다."(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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