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5일 수요일

금동현, 하녀

영화 비평서가 이렇게 재미있다니. 전반부만 아직 읽었지만 김기영의 연보를 털며 빈칸을 매워가는 저자의 감각이 거의 사이코메트리 수준. 미술사학자적 비평가인 할 포스터의 이미지가 영화비평가에게 겹쳐지다니. 암튼. 이건 이 책의 극히 일부분에 대한 노트이긴 하나, 금동현이 김기영이 초기 연극을 연출했고, 여기서 체홉이나 입센을 참조했다고 하며, 체홉이 사실주의자란 사실을 들어 초기 김기영을 사실주의자로 보는 기존 견해와 반대로 '김기영은 표현파였다'는 식의 반론을 펴는데(김기영의 연극 연출자 시절을 짚어내는 부분이 매우 흥미로움!), 오늘날의 연구에서 체홉은 심리적 사실주의자=상징주의자이기도 하다. 아마 금동현의 전공이 희곡은 아니기에 한계가 있었을 거라곤 생각하지만 글 전체의 감각이 이런식으로 촉수를 뻗쳐 빠르게 미루어 짚어버리는 태도가 발견된다는 점은 아쉽. 그런 면에서 사이코메트리 맞긴 맞네. ㅎ

* 체홉과 상징주의와 관련해선 차지원,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에 실현된 상징주의적인 것> 2024를 볼 것. 이 논문은 우연히 디비피아 인스타에 광고로 떠서 재미삼아 읽게 된 논문인데, 차지원이란 교수에 흥미가 당길 정도로 재미있는 논문이었고, 그 찰나 금동현의 <하녀>를 읽게 되었는데 본문에 뜬금 체홉 이야기가 나와서 뭐 이런 초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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