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랩부산은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지자체의 흔한 행사성/축제성 사업일 수 있다. 행사성 사업에서 중요한 건 뭐냐? 백종원의 지역축제 살리기 프로젝트와 결을 같이 한다고 보면 된다. 특정 지역의 시간당 생활인구 수와 평균 체류 시간, 소비금액 같은 것이 문제가 된다. 핵심은 인구와 돈이 돌게 하는 일이다. 진지한 미술인들이 루프랩부산이 왜 제대로 된 미술행사가 아니냐고 뭐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미술관에서 작품을 제대로 안 보고 사진만 찍는 자도 경멸할 것이다. 만약 루프랩부산이 뭔지도 모르고 와서 즐기다 가는 사람을 본다면 마찬가지로 경멸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항공쇼인지 뭔지 경기도에서 하는 행사에 예전에 3일동안 하는 데 100억이 넘게 들어간다는 이야길 들어본 적이 있다(찾아보니까 그정도 규모는 아닌 것 같다). 사람들이 신기하게도 몰린다. 그 많은 석유를 태워서 하늘을 시끄럽게 만드는 걸 그냥 보고만 있는 행사에.. 가족들이 정겹게 손잡고 와서... 또 그럴지도 모르지. 대중이 행사에 와서 좋아하는 것과 잘못된 행사를 추진하는 건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는 둥. 잘못된 행사라도 대중은 좋아할 수 있다는 둥.
지자체에게 필요한 건 미술행사일까 항공쇼일까? 이건 행사가 어떤 목적을 가지느냐에 따라 다르다. 지방소멸의 위기 속에서 지자체는 어그로를 끌어서 외부 사람에게 돈을 쓰도록 유도할 수 있고 그것 자체를 두고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아니 해야만 하는 일이다. 애초에 루프랩은 미술행사로 상상되었을까? 최소한 부산시라는 의사결정권자의 눈에는? 나는 항공쇼와 같았다고 본다.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유령같은 것... 그 유령 같은 것에 홀려서 뭔지도 모르고 사람들은 멍하게 있다가 간다. 대부분 미술관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미술작품에 관심이 없다. 이들은 그 분위기를 제 나름대로 즐기다가 간다. 옛날 사진을 보면 첨성대에 단체로 마구 올라가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유물을 보는게 아니라 제맘대로 사용한다. 이런 사물의 '전유'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난다. 미술계인은 그 사람들을 진지한 관객이 아니라고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아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미술관을 방문하는 대다수는 그런 안 진지한 관객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모든 지자체는 그런 안 진지한 관객에게 미술관의 사활을 걸고 있다. 그건 잘못된 정책이 아니다. 마찬가지의 관객이 루프랩에 왔다. 행사성 사업의 관점에서 볼 때 루프랩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반대로 만약 진지하게 미디어아트 전시 할거고 지역 예술인들도 좋아할 거니깐 예산지원 해주세요 부산시장님. 시장님이 들어줬을까? 글쎄다.
비판하는 건 좋다. 당연히 비판해야만 한다. 하지만 미디어아트의 불모지 한국에서 이런 미디어아트 관련 대규모 행사가 얼렁뚱땅 만들어졌다. 얼렁뚱땅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다. 먹거리 축제 일색인 지역 행사판의 관점에서 보면 특색있는 컨셉의 행사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걸 하지말라고 하기 보다, 나 같으면 다음에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는 데 시간을 쓰는 편이 나을 것 같다. 항상 나오는 이야기지만 비판만으로는 부족하다 어쩌면 관심과 응원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더 읽어볼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