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19일 일요일

초속 5센티미터 (2007)


제목: 초속 5센티미터(원제: 秒速5センチメートル) / 소제목은 단편 순서대로 '벚꽃 이야기', '코스모나우트(Cosmonaut)', '초속 5센티미터'
감독: 신카이 마코토
비고: SICAF 개막작 (2007)
줄거리: 1부 소년기. 타카기의 시점에서 서술. 아카리(소녀)와 타카기(소년)은 초등학교 때 단짝이지만 중학 시절 타카기가 이사를 가게 되어 헤어졌다가 극적으로 다시 만나게 되는 것까지 이야기. 2부 청소년기. 고등학생이 된 타카기. 어쩐지 멋있게 자란 타카기지만 뭔가 본질이 빠진듯한 눈빛으로 저 먼곳만 바라 봄. 2부의 여주인공 카나에의 시점에서 타카기를 짝사랑 하는 마음을 이야기해준다. 3부 청년기. 타카기의 시점. 장성한 타카기는 프로그래머가 되어 의외로 평범하게 사는 중. 하지만 연애도 그렇고 끝까지 행복하지 못한 모습. 아마도 아카리를 잊지 못해서. 아카리는 반면 약혼자와 미래를 약속한 상태. 우연히 그 둘은 기차길에서 엇갈리게 되는데... 뮤직비디오로 타카기의 시간과 아카리의 시간이 빠르게 편집되어 있음.

*

2부에서 타카기가 카나에로부터 토오루라고 불리는 바람에(남주의 이름은 타카기 토오루다), 다른 작품 3개가 모인 옴니버스인 줄 알았다. 3부에 가서야 단편 3개가 주인공의 특정 시간대를 잘라 놓은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각 3편은 독립성이 강하다.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초속 5센티미터라니...그럴싸하다. 뭐 이런 뜻이겠지. 너를 사랑하기까지 초속 5cm, 너와 함께 있는 시간 초속 5cm, 너를 잊기 까지 초속 5cm. 인생은 초속 5cm. 등등.

플롯이 강하지 않고 만담으로 해결하는 작품이라 대사 중 배경이나 풍경을 많이 묘사한다. 그려진 풍경은 작위적일만큼 자세하거나 아름다운 편.

상당히 편집이 잘된 작품이다. 뭐랄까. 보통 나이를 먹을 수록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흥미롭다. 1부에선 정말로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 같다. 그럴 것이 아카리를 만나러 가는 길의 지하철 풍경이 꽤나 지루하게 반복되어 나와서 그렇게 느껴진다. 2부에선 1부에 비해 다양한 풍경이 쓰인 듯. 보통의 시간 감각이랄까. 3부에선 뮤직비디오 답게 음악에 맞춰 엄청나게 다양한 풍경이 휘리릭 지나간다. 단편이 진행될 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는 것은 그만큼 아카리를 생각하는 타카기의 마음이 나이가 들 수록 더욱 강해진 거라고도 볼 수 있다. 타카기의 작중대사에 따르면:
"어느 정도의 속도로 살아야 너를 만날 수 있을까...?"
대사는 뭐랄까. 늘어지는 형용 수사가 많다. 예컨대: "우리 앞에는 너무나 거대한 인생이 아득한 시간이 감당할 수 없게 가로놓여 있었다." 이런식이랄까. 대사는 좀 오버하는 감이 있지만(이런 걸 중2병스럽다고 하나?) 그런 것만 빼면 오히려 내용은 극사실주의에 가깝다. 해피엔딩이란 없다는 견지에서.

신카이 마코토는 시집을 손에 들고 읽는 단아한 여성의 모습에 모에가 있는 듯. 3부에서 잠깐 그런 아카리의 모습이 나온다. 언어의 정원에서도 그렇고. 하지만 매력이 없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어느 블로거의 요약:
"만나고 싶은데 만날 수 없는 관계에는 반드시 끝이 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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