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8일 금요일

황교익에 대한...

노정태의 논평은 한 절반만 맞는 것 같다. 황교익은 재료근본주의자라기보다 민족주의자에 가깝다. 뭐랄까. 우파 민족주의는 아니고 좌파 민족주의 정도 될 것 같다. 천조국의 가치를 받들고, 그것에 위배되면 천조국의 임금님이라도 비판할 준비가 되어 있는 노정태가 심기 불편해하는 건, 아마 황교익의 그런 스탠스 때문일 것이다.

재료근본주의자라는 건 미식계의 그린버그라는 건데 황교익은 그렇게 내재적 비판을 자주 행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느 시점의 사회에서 구성되어 있던 어떤 전통을 근본으로 내세운다. 아마 본격적으로 자본주의화 되기 이전. 어쩌면 재료근본주의도 그런 맥락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황교익에게 근본적인 재료란, 역사와 장소와 재료가 일치하는 뭐 신토불이 그런 거 아니겠나. 그래서 황교익의 논설에는 '원래 그렇지 않았다'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황교익은 아주 정치적인 태도로 미식 비평을 행한다. 떡볶이 비판은 이명박 정부의 무식한 문화산업을 겨냥한 것이고 치킨 비판은 프렌차이즈를 겨냥한 것이다. 때로는 이것이, "원래 맛이 없는 것을 맛있는 것처럼 세뇌한 것이 떡볶이와 치킨은 맛있다고 느끼는 이유다," 같은 재료근본주의적 태도로 표출되기도 하지만, 내가 보기에, 여기에는 미식의 자본주의화에 대한 심기 불편함과 함께, 자본주의 이전을 향한 향수가 동시에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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