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8일 목요일

Claire Bishop, What is a curator

내 생각이랑 너무 비슷해서 깜놀.

보리스 그로이스에 대한 저격으로부터 시작한 글. 초창기엔 부리요라던지 그로이스라던지 저격을 많이 한 거 같다.

그로이스는 큐레이터를 영화의 디렉터라고 보는 것 같다. 그러니까 영화처럼 전시는 공동창작이고, 마치 영화가 끝나면 크래딧이 막 올라오는 것처럼 큐레이터의 총괄 디렉팅 하에 공동 저자성을 나눠가지는 것처럼 이해한다.

비숍은 그게 틀렸다고 말한다. 아니 누가 진짜 저자인지 질문하는 게 그리 중요하냐? ㅋㅋ고 비웃는다. 푸코가 저자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며 저자의 기능을 심문했듯이, 비숍은 큐레이터의 기능이 작가와 서로 다른 층위의 담론적 기능이라고 말한다. 말하자면, 큐레이터의 어서쉽은 작가의 오리지널한 저자성을 메타적으로 교섭하는 기능이며 이것은 윤리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그로이스가 큐레이터나 작가나 동일한 어서쉽을 가진다고 무디게 평했다면, 비숍은 서로 다른 레이어 안에서 큐레이터가 작가를 행정 질서 안에, 마케팅적 질서 안에 편입시키는 기능을 하는지를 더욱 주목한다.

또 하나. 큐레이터 어서쉽의 자율성의 등장은 설치예술의 종말과 관련이 있다. 둘은 공간의 컨트롤을 떠나 의미의 컨트롤을 사이에 두고 경쟁한다. 브루타스는 그것을 경고한 작가다. 이후는... 큐레이터의 압승. 그래서 둘이 다르다는 것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 작가 어서쉽의 자율성이 지금은 필요한 때다.

2019년 11월 23일 토요일

기획자는 항상 돈이 없다. 하지만 전시를 위한 돈이 없는 것과 생계를 위한 돈이 없는 것은 다르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돈과 상관없이 생존할 수 있는 기획자는 기금이던지 뭘 받아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전시를 할 수 있다. 드문드문 프로젝트를 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생존해야하는 기획자는 소위 말하는 영혼을 팔 수밖에 없다. 살기 위해서 지식 소매상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다들 업자가 되는 것 같다.

지하철 안에서



어찌보면 올해 가장 중요한 날을 헛수고로 만들었다. 내 나이가 이제 39이 되어가고 이렇다할 직장 없이 결혼했다. 백남준을 연구한답시고 논문을 썼고 희망 직장이라고 하면 백남준아트센터 밖에 없었다. 그런데 오늘 시험에 늦어서 그 기회를 날려버렸다. 애초에 8:30분까지 입실이란 문구를 가볍게 본 것이 문제였다. 나는 문 앞에 8:33에 도착했다. 하지만 대행업체 직원은 위임받은 바를 충실히 이행하며 양손으로 엑스자를 그리는 거 말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관련자를 찾아달라고 해도 시험이 끝난 다음에나 이야기해볼 수 있다고 했다. 그야말로 인간을 상대하는 거 같은 기분이 아니었다.

정규 직장에서 일을 안 한지 그러고보니 몇년째다. 리트머스도 일주일에 한 번 나갔으니 사실 따지고보면 5년째다. 축구선수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걸 폼을 만든다고 한다. 나는 폼을 그 사이에 잃어버렸다. 암에 걸린 엄마는 내가 박사과정에 합격한 걸 기뻐하지 않았다. 오히려 등록금을 걱정하셨다. 그것보다 직장 잡는 게 더 좋은 거 아니냐. 라는.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각박해져간다. 이게 계급성이라는 것일까. 누가 이런 사람을 좋아할까. 민하는 예경을 그만두고 싶어한다. 나도 그러라고 하고 싶다. 그러지 못하는 내가 한심하다. 오늘의 열패감.

2019년 11월 21일 목요일

박사

홍대 미술사 박사과정에 합격했다.

2019년 11월 19일 화요일

낯선자의 즐김

대체로 낯선자의 즐김은 불편함, 불쾌감을 일으키거나 심하면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왜일까? 내가 모르는 즐거움이 다른 사람이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질투가 나는 걸까? 나아가 나보다 하등하다고 생각하는 자가 나보다 뭔가를 충족하고 있다는 비밀스러운 사실이 불쾌한 것일까? 그 즐김에 나의 즐거움도 빼앗을 수 있는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2019년 11월 18일 월요일

act의 오묘함

act (n.)

late 14c., "a thing done," from Latin actus "a doing; a driving, impulse, a setting in motion; a part in a play," and actum "a thing done" (originally a legal term), both from agere "to set in motion, drive, drive forward," hence "to do, perform," figuratively "incite to action; keep in movement, stir up," a verb with a broad range of meaning in Latin, including "act on stage, play the part of; plead a cause at law; chase; carry off, steal;" from PIE root *ag- "to drive, draw out or forth, move."
Theatrical ("part of a play," 1510s) and legislative (early 15c.) senses of the word also were in Latin. Meaning "one of a series of performances in a variety show" is from 1890. Meaning "display of exaggerated behavior" is from 1928, extended from the theatrical sense. In the act "in the process" is from 1590s, perhaps originally from late 16c. sense of the act as "sexual intercourse." Act of God "uncontrollable natural force" recorded by 1726.
An act of God is an accident which arises from a cause which operates without interference or aid from man (1 Pars. on Cont. 635); the loss arising wherefrom cannot be guarded against by the ordinary exertions of human skill and prudence so as to prevent its effect. [William Wait, "General Principles of the Law," Albany, 1879]
To get into the act "participate" is from 1947; to get (one's) act together "organize one's (disorderly) life" is by 1976.
act (v.)
mid-15c., "to act upon or adjudicate" a legal case, from Latin actus, past participle of agere "to set in motion, drive, drive forward," hence "to do, perform," also "act on stage, play the part of; plead a cause at law" (from PIE root *ag- "to drive, draw out or forth, move"). Most of the modern senses in English probably are from the noun. General sense of "to do, perform, transact" is from c. 1600. Of things, "do something, exert energy or force," by 1751. In the theater from 1590s as "perform as an actor" (intransitive), 1610s as "represent by performance on the stage" (transitive). Meaning "perform specific duties or functions," often on a temporary basis, is by 1804.
To act on "exert influence on" is from 1810. To act up "be unruly" is from 1903. To act out "behave anti-socially" (1974) is from psychiatric sense of "expressing one's unconscious impulses or desires" (acting out is from 1945). Related: Actedacting.

2019년 11월 8일 금요일

번역과 동시대성

번역은 언제나 동시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번역어는 원어의 역사성을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어에서 번역어로의 전환에서 동시대성이란 번역자의 순간적 판단에 좌우된다. 번역어의 고대적 의미가 강조되면 현대적 의미가 사라지거나 약화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 형이상학적 의미를 강조하고 나서면 역사성을 아예 잃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