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홍대에서 전시 모임을 가진 후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적당히 한산한 지하철에서 어디 앉을 곳 없나 두리번 거리던 찰나에,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의 볼에 굵직한 눈물 한 방울을 흘러내리는 걸 보았다. 그 아주머니는 연신 핸드폰을 들고 잠금과 잠금해제를 반복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는 듯해 보였다.
까무잡잡한 피부와 퉁퉁한 몸매는 왠지 모르게 불결함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손에는 아울렛 쇼핑백이 두 개 정도 들려있었다. 그녀가 입고 있는 회색 후드에 달라붙는 추리닝은 싸구려임에 분명했다. 마치 '값어치 없음'으로 점철된 무엇 같았다.
그녀의 엄지 손가락이 틱장애처럼 빠른 속도로 왔다갔다거리고 있었다. 그 불안은 나에게 전염되었다. 그녀의 공허한 동공이 무언가 나를 찌르는 것 같았고 어떤 어려움이 그녀를 괴롭히는지 알고 싶어졌다. 하지만 물론 알 길은 물론 없었다. 그녀는 무언가를 말 할 대상을 찾기보다 큰 슬픔을 속으로 참아내고 있는 듯 보였다.
그 아주머니의 옆에는 덩치 큰 안경 쓴 한국남자가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았고, 그 반대편에는 분으로 떡칠한 한국여자가 카톡에 매진하고 있었다. 술에 취한 사람들은 흐느적거리고 있었고, 노인석에 앉은 다리가 잘 빠진 여자는 술에 취했는지 자고 있었고, 어떤 노인네는 그걸 못마땅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한 여자는 왠지 머리 스타일링이 미스에이의 수지 같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핸드폰 배경화면이 수지더라. 뭔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지하철은 한 정거장 한 정거장 앞으로 전진하고 멈추고를 반복했다. 그 아주머니는 내가 내릴 역보다 한 정거장 전에 내렸다. 나는 집으로 돌아왔고 그 뒤로 아무 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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