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18일 수요일

Journey to the Moon (2003) by William Kentridge

William Kentridge, Journey to the Moon, 2003, 35mm and 16mm film transferred to video (black and white, sound), 7:10 min.

그 유명한 윌리엄 켄트리지의 달로의 여행(Journey to the Moon)이다. 초기 SF(?) 영화라고 할 수 있는 달나라로의 항해를 재방문 한 것처럼 보인다. 다만, 달나라로의 항해가 우주 낭만주의, 이국주의 혹은 제국주의적 시각을 어쩔 수 없이 포함하고 있다면, 켄트리지의 작업은 그것을 굉장히 사적이고 회고적이며 멜랑콜리하게 다룬다.

여성의 옆모습처럼 보이는 어떤 성좌를 보여주며 이 비디오는 시작한다. 주인공 할아버지(켄트리지 본인이자 상징적으론 예술가)은 이 여성을 무척이나 그리워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는 달나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는 달나라로 떠나기 위해 사전을 뒤적거리며 조사를 시작한다. 여기서 여러가지 이미지들이 나오는데, 솔직히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대포도 나오는 것 같고, 지게꾼도 나오는 것 같고, 부르주아 여성도 나오는 것 같고. 기술 발전의 역사를 파노라마로 보여주는 듯 하다. 아무튼 주인공은 에스프레소 잔 모양을 한 망원경으로 이리저리 관측도 하고 연구도 열심히 한다. 그녀에게 닿기 위해. 그리고 커피포트 우주선을 타고 어찌어찌 달나라에 도착하는데...

우주선 안에서 에스프레소 잔 모양을 한 망원경을 들고 밖의 풍경을 보니, (사전에서 발견한 기술의 역사를 의미하는 것처럼 보이는) 여러 그림자의 행렬이 쇠퇴한 듯한 모습으로 처량하게 지나간다. 하지만 달에 도착해서도 그 여성을 찾을 수 없었고, 주인공 할아버지는 크게 낙담한다. 할아버지는 여전히 그 여성을 생각한다. 아니, 마치 그 여성은 유령이 되어 할아버지의 어깨를 쓰다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혹은, 그러니까 이미 할아버지의 곁에 있었던 것처럼 제시되는데) 할아버지는 그 존재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다. 그녀는 곧 사라지고 만다.

비디오의 마지막에서 그 여성은 우주선 밖을 걸어 나가며 자신의 그림자를 할아버지에게 보여준다. 할아버지가 그녀 자신의 그림자를 볼 수 있게 말이다. 아마 이제 그 여성은 할아버지의 곁에 머무르는 유령이 아니라, 역사-그림자-머나먼 기억으로 남겨질 것이다. 할아버지는 쓴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그녀를 기억할 것이다. 켄트리지 치고는 굉장히 서정적인 작업이다. 다음은 켄트리지의 인터뷰 중:
“A bullet-shaped rocket crashes into the surface of the moon, a fat cigar plunged into a round face. When I watched the Méliès film for the first time at the start of this project, I realized that I knew this image from years before I had heard of Méliès. I was far advanced in the making of the fragments for Méliès. I had resisted any narrative pressure, making the premise of the series, what arrives when the artist wanders around his studio. What arrived was the need to do at least one film which surrendered to narrative push.” (source: http://artdaily.com/index.asp?int_sec=2&int_new=15156&b=contemporanea#.VQkgTRCsUug)

아래는 달나라로의 항해:


Georges Méliès, A Trip to the Moon, 1902.

A Trip to the Moon (colored)

하지만 이 대목에서 나는 에반게리온이 생각도 나고...다음은 그 유명한 노래, 에반게리온 두 번째 극장판 주제곡,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