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3일 수요일

파트너쉽과 우정

확실히 알았다. K 작가든 L 작가든 누구든 간에 머리가 굵은 미술계 사람들은 관계를 이해타산적으로 생각한다. 만나자고 하거나 연락이 오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종종 이런 사람들은 나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물어온다. 보통 공모에 관한 내용이다. 함께 어딘가를 지원하자고 할 때도 종종있다. 하지만 나는 대부분 그것의 불가능성에 관해서 말한다. 그것이 왜 미술이 아니며 쓰잘 데기 없는 것인지를 한참 말한다. 하지만 그가 나에게 듣고 싶은 대답은 완벽하게 그런 것이 아니다. 주제와 문장과 구조를 고쳐서 공모에 당선될 만한 제안서를 만들어주는 것, 그것만이 그들의 소망이다. 나는 진실로 그들이 갑갑하다. 그리고 나 자신도 갑갑하다. 그들은 왜 미술이 아닌 걸 기를 쓰고 하려고 하며, 왜 거기에 나를 끼우고 싶어 할까. 그리고 난 왜 그들의 사정을 꽤나 자세히 알고 있으면서도 그걸 굳이 애써 도와주지 않으려고 할까, 이건 일종의 똥폼이자 선민의식일까.

그 사람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단지 내가 뭘 하고 있고 할 것이며,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직책을 가질지만 궁금해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재빨리 내 쓸모를 계산한다. 그리고 적절한 기회에 한 번 써먹고 싶어 한다. 그러고 나면 끝일 것이다. 다른 쓸모를 찾아 또 헤멜 것이다. 내가 함께하고 싶거나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은 이런 사람들이 아닌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난 일 할 파트너와 파트너쉽이 필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대신에 동료와 우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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