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 우연찮게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했지만 사실 잘 모르는 인물이다. 그런데 그의 글을 보면 그냥 솔직 담백해서 좋다. 자신의 한계 속에서 작품을 해독한 결과를 담담하게 서술한다. 잘 모르겠는 건 잘 모르겠다고 하고 내 취향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곰곰이 생각한 결과를 쓰기도 하고.
솔직함의 미덕은 이런 것이다. 어떤 일관된 역사나 이론, 혹은 최소한 경향성이 자신에게 있다는 전제 하에 비평글을 솔직하게 써 나가는 행위는 일종의 평론가만의 작은 역사를 써 나가는 일과 같다. 이것은 아마 비평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업적 아닐까.
아무튼 그래서 반이정 평론을 제대로 읽으려면 반이정이라는 사람 자체를 알아야 하는 것 같다. 그 사람의 가치관이나 배경, 장점과 단점, 한계까지도. 평론가가 평론집을 낸다면 아마 서문에는 그런 것을 써 주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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