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8일 금요일

논문 끝나고 나면...

좋든 싫든 올해가 끝나면 논문을 완성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언가를 해야 한다. 물론 박사도 생각이 있지만 목적지를 결정하지 못하겠다. 그래서 일단은 생각 보류. 그렇다면 커리어다.

혼자 집에 지내는 걸 수년간 지속하다보니 어딘가에 소속되어 일을 한다는 게 이제 좀 자신이 없다. 누가 지금의 날 뽑아줄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김밥천국 알바도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미술학원도 생각해보고 음식 가게도 생각해보고 재태크에 관한 허황된 망상도 종종 한다. 밥 벌어 먹으려고 미술의 이상을 포기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 대비 잃을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다른 분야에서 돈을 버는 것이 수익도 높고 마음 편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여튼 이것도 잘 모르겠으니 일단 보류.

예전부터 생각했지만 이플럭스 저널 같은 플랫폼을 한국에 만들고 싶다. 물론 사업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학자와 평론가와 작가가 이플럭스에 글을 조금씩 게재하고 시간이 흘러 글이 쌓였을 때 하나씩 책으로 나오는 과정이 너무 자연스럽고 상식적이라고 생각했다. 좀 캐쥬얼하긴 해도 어쨌거나 나오니까 그게 떠도는 말의 양을 만들어 낸다. 백남준의 말을 빌리자면, "무한한 양은 좋고 나쁨의 질을 없애버릴 수 있다." 왜 한국에서는 그게 되지 않을까? 미술씬이 작아서? 생각이 부족해서? 사람이 없어서? 관심이 없어서? 분명한 것은 보편적 기대치라는 게 현실적으로 낮긴 하다. 어디 라운드테이블 디스커션에 참여하는 패널, 연구 공모 사업에 참여하는 연구자, 잡지에 리뷰를 게재하는 평론가, 큐레이터 등 한국 미술계의 거의 대부분은 욕먹지 않을 어떤 적당한 선을 알고 있다. 그정도 선을 따라서 대부분의 기금이 돌고 행사가 돌고 전시가 돌고 글이 돈다. 아이고... 몇년이 필요할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