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일 월요일

미디어시티를 보고나서 전시와 관련한 단상 몇 개

1. 시작과 끝을 가진 영상을 디스플레이하는 획기적인 방법의 고안이 필요하다. 전시장에 굳이 안 들어와도 되는 작업, 그러니까 공간이 필요 없는 작업이 대다수다. 차라리 이런 작업은 시네마 하나 빌려서 시간표 정해놓고 상영하는 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이다. 관객이 작품을 끝까지 안 본다고? 볼 수 있게 만들어 놔야 보지.

2. 비엔날레를 며칠씩이나 보는 관객은 없으므로, 이렇게 규모의 전시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면, 풀 관람이 불가능한 관객을 위해 부분 관람에 관한 몇 가지 가이드가 필요하다. A코스 B코스 만들어서 가이드를 붙이는 것도 방법이다. 그런 면에서 둘레길이 더욱 큐레이토리얼 면에서 섬세한듯.

3. 전시 작품에 공을 쏟는 것 만큼, 전시 작품에 관한 해석(설)을 더욱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방식을 이제는 고민해 봐야 한다. 즉, 작가만큼 큐레이팅에도 전시 형식의 혁신이 필요해 보인다.큐레이터는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대신 표현해준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면 큐레이터는 전시로 말한다. 그렇다면 작가 품평할 시간에 큐레이터 자신을 향한 반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전시의 미적 형식은 언제부터 답보 상태였을까?

4. 한국의 비엔날레는 확실히 마케팅에 더욱 많은 비중을 두고 예산을 쓸 필요가 있다. 한국 미술계 안에서 보자면, 서울 외에는 포기한 것처럼 보이고, 국제 미술계로 치면 한국 외엔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한국 사회로 치면, 서울도 포기한 것 같다. 일개 중국집도 배달하면서 틈틈이 찌라시를 문에 끼워 놓고 가야 팔리는 마당에 한국 비엔날레는 팔리길 포기한, 혹은 거기에 관심이 전혀 없는 물건이다. 전시를 큐레이터와 작가, 기관 셋이서 꽁냥꽁냥 해서 만들고 치우는 걸로 생각하는 건 이제 좀 깨질 때가 되지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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