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래하지 않은 미래에 매혹되고 열광하는 시간을 그냥 건너 뛰어버리고, 그것을 누군가는 당연히 즐겼을 것이지만, 그러고 난다음, 그것이 완전 특별하지 않은 시기에서, 당연한 시간대에서 벌어지는 매우 일상적인 발견.
2023년 4월 25일 화요일
샬롯 웰스, 애프터썬 (2022)
민하가 소개해줘서 안 봤지만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기록. 현대미술 같은 영화라서 그런가 호불호가 갈린다. 이나라, 김소연 등을 비롯해 영화 평론 쪽에선 허세 가득한 영화라고 보고, 일반 대중과 다른 예술 분야에선 흥미로운 영화라고 한다. 이나라는 파벨만스 같은 (아마도 기본기 탄탄한) 영화가 훨씬 감동적이라고 비교했다. (굳이 비교할 일인가 싶은데 영화쪽에선 굳이 이 영화가 저 영화보다 더 뛰어나다 그런 걸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어떤 씨네21 평론가는 찬찬히 영화감독이 연출을 쌓아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그냥 상황만 제시한다고 했다. 말하자면 영화답게 영화를 만들지 않고 대충 힙하게 흉내내서 느낌적 느낌을 나열해서 만들었다는 건데, 정확히 마이클 프리드가 미니멀리스트를 그런식으로 봤다.
2023년 4월 24일 월요일
2023년 4월 19일 수요일
이상한 결론
다음날 우리는 저녁까지 숙취로 고생했다. 그리고 친구와 나는 우리가 너무 경각심을 잃은 것이라며 반성하고 다시는 현지인과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처음 본 낯선 이들을 어떻게 믿고 이런 짓을 했을까라며 자책도 많이 했다. 그들이 좋은 사람이라서 다행이지 여자 둘이서 무슨 일이라도 당했으면 어쩔 뻔했냐고 서로를, 그리고 자신을 혼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들은 잘못이 없다. 우리가 부주의했던 거지. 부주의했고 경험도 없었으며 분별력도 없었다. 다음날 우리를 걱정해서 찾아온 그들을 외면하고 숙소를 몰래 빠져나왔던 우리가 정말 어리석었다. 받은 환대에 대해서는 감사를 표하고 거절은 진심을 담아 조심스럽게 상대방에게 전했어야 했는데... 그 후 한동안은 낯선 이들과의 대화를 피했다. 하지만 그렇게 폐쇄적으로 여행하는 것은 여행의 만족도를 떨어뜨릴 뿐이었다. 그래서 여행을 풍요롭게 하는 특별한 경험으로부터 도망가지 않기 위해 나는 다음의 규칙을 만들었다.
1. 낯선 이와 둘만 있는 장소는 피할 것.
2. 함께 걷거나 이동하기 보다는 한 자리에서 대화할 것.
3. 2명 이상일 경우 서로 낯선 이가 아닌 사전에 알고 있는 일행들이라면 피할 것
4. 술은 반드시 직접 사서 마실 것
5. 스킨십이나 대화에 불쾌한 것이 있다면 바로 표현할 것
좋아요와 한줌의 도덕
2023년 4월 16일 일요일
전수현의 <투걸즈>와 <롤링>에 대한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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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수현, <롤링>, 2023, 스컬피, 테라코트, 아크릴, 모터, 우레탄폼, 스프레이, 38x 37.5x 42cm. |
2023년 4월 11일 화요일
비평과 명예훼손
진세영의 비평에 관해 이나라가 대응한 글이 화제가 되었다. 진세영의 비평은 '겁없이' 네임드 필자를 거론하면서 이리저리 품평을 한다. 거기서 이나라가 재수없게 걸린 거지. 미술에 대해 닥치고 영화에 대해서만 쓰라고 진세영이 호쾌하게 날렸어. 개인적으론 좀 사이다이기도 했는데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나? 이해 못할 것도 없어요. 이나라가 먼저 선방을 날렸거든. 미술계에선 작업을 잘하고자 노력하는 작가는 많은데 작업을 잘 읽고자 하는 관객이 없다고? 영화랑 반대라고? 영화와 미술계를 모두 까는 신박한 말 같긴 한데, 세세하게 그런 걸 다 이해해주긴 싫고, 어쨌거나 교만하기 그지 없는 글인데? 아무튼 진세영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이때 진세영은 그야말로 작업을 잘 읽고자 하는 관객1이었다고. 이나라는 원하든 원치않든 비평가의 자리에서 무지랭이들(공부 안 하는 영화 감독, 공부 안 하는 미술 관객)한테 발언하지만 이무렵 진세영은 무명의 지방러, 댓글러 그런 거라고. 미술에 졸라 관심있고 더 알고 싶어하는. 그니까 이나라의 페북 발언은 드러나지 않은 미술애호가의 바닥 심리를 도매금으로 후려 치는 거라고. 너는 없는 존재와도 같다고. 열이 안 받겠나. 이나라는 특정인을 거론 하지 않았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열받는. 없는 사람 취급 받은 수 많은 사람중 1인으로서 ㅅㅂ 언젠가 한 번 나도 복수한다 그런 마음을 안 가지겠냐고. 그게 그 지면이 된 거지...
이 포스팅은 비평과 명예훼손 사이의 상관관계, 페북의 공적인 성격과 사적인 성격, 비평가의 '계'에 대한 발언은 사적인 발언이냐 공적인 발언이냐 만약 비평가가 페북에 미술계에 대한 논평을 했다면 그건 사적인 발언이냐 그걸 깐다고 돌맹이를 던지는 거고 명예훼손을 하는 일이 될 수 있냐 그런 걸 따져보고자 했으나 다음 기회에 해야겠다.


